우리는 태어난 후 성인이 될 때까지 아무런 이유 없이 부모님이 재워주고 먹여주고 키워준다. 투정을 부리고 반항을 하고 싫은 티를 내도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부모님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뭐가 좋다고 이유없는 희생을 하는 것일까? 갓 태어난 갓난아기는 오로지 먹고 자고 배설하며 뭔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부모에게 표현한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어찌 됐건 간에 우는 아이의 울음을 그칠 수 있게 먹여주고 달래주며 안아주기도 한다.

 

사람은 동물과 다르게 성장기간이 꽤 길다. 그리고 성장기간에도 동물들과는 다르게 험난한 생존의 상황에 내던져지지 않는다. 적어도 20여년동안은 부모의 품에서 보살펴지고 보호되며 성인이 될 때까지 가르침을 받는다.

 

따라서 성장기간동안에는 부모에게 특별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원하는 부모도 없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자신들의 행동에 제약이 있다는 것에 때론 불만을 표현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것들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게 되면 이야기는 꽤 달라질 수 있다.

성인이 되면 겪게되는 그 잔혹함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만 19세"를 성인의 기준이라고 본다. 한국 나이로는 20살 전후의 청년들이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국가가 법적으로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에게 금지하는 "술, 담배"등을 마음껏 즐기고 마실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한 국회의원, 지차체장을 직접 투표하여 뽑을 수 있는 "선거권"을 가진다.

 

그밖에도 청소년기와 다른 수많은 권리들을 가진다. 단지 만 18세와 19세는 한 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고 안되고는 차이가 있다.

 

반면에 성인이 되면 그만큼 수많은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법적인 제재를 받는다. 그리고 중죄를 짓게 되면 교도소라는 곳에 가서 형벌을 받게 된다. 결혼을 할 수 있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의무를 가짐과 동시에 책임도 뒤따르게 된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부양 의무가 강제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주어지며 결혼 생활에 따른 책임도 뒤따른다.

 

성인이 되면 가장 큰 고민거리는 "생존" 이다. 인간 사회에서 생존이라고 함은 경제적으로 얼마나 소득이 발생하는지 여부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수입을 올릴 수 없고 매 끼니를 굶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먹이를 찾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청소년기에 "경제 활동"을 전혀 해본 적이 없다가 성인이 되어서 바로 경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꽤 적응하기 어렵고 어려울 것이다. 성인이 되기 전에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서 살아왔지만 성인이 되어서 경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그 활동에 "책임"이라는 것이 뒤 따라오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방문한 손님에게 돈 계산을 잘못해준다면? 분명 문제가 생기고 자신의 일자리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즉 청소년기에 비해 성인의 경우에는 "실수"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던 중에 "실수"는 전혀 관대하지가 않는 것이다. 큰 실수를 했다고 하면 법적인 책임까지 질 수 있는 것이다.

 

만 19세가 넘어가서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이유 없는 댓가가 없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살다 보면 "공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고 "대학"이라는 고등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더 받은 다음에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물론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업을 한 이들도 많다.

 

상대적으로 "대학"을 진학하고 취업을 하는 비율이 높다. 요즘은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고교생의 70% 정도가 "대학"을 진학하여 "대학" 졸업장을 취득하고 난 다음에 취업 시장에 진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점점 취업 시장의 문은 좁아진다. 누구나 선호하는 일자리들은 워낙 경쟁률이 치열해서 소수의 사람들만 선호하는 일자리를 얻는다. 나머지 대다수의 대학 졸업자들이나 청년들은 남은 일자리들을 얻거나 장기간 취업 준비를 하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청년들은 본격적으로 시장 경제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다. IMF 이후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짐으로 인해 기업들의 구조 조정으로 인해 좋은 일자리는 그 자릿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따라서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는 당연히 그 숫자가 계속 줄어들게 되고 점점 줄어드는 한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매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학교, 좋은 스펙을 갖췄다고 해서 좋은 일자리를 얻는 다는 보장도 없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분야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기술적인 분야보다 학문적인 분야에서 더더욱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한정된 자리를 놓고 청년들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진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모든 일이 잘 풀릴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다른 구직자에 비해 다른 조건이 떨어진다면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은 다른 구직자에 비해 낮아진다. 그만큼 좋은 학벌 외에 다른 스펙을 쌓아야 취업이 된다는 것은 일자리는 적은데 경쟁이 치열하단 뜻이다. 

 

이처럼 청년들은 성인이 되고 고등교육인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생존과 미래의 희망에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들이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현실의 벽은 꽤 냉정하다. 인생의 첫걸음인 "취업"부터가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인생의 기본적인 과정인 결혼, 출산, 육아가 쉽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했더라도 생존을 위해서 많은 청년들은 현재 기준에 맞춰서 취업을 하고 경제활동을 한다. 단지 원래 목표로 했던 직장은 아니더라도 경제 활동은 일단은 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분야에서 경제활동을 하다보면 타인의 돈을 가져오는 게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이 각자의 직장이건 사업체이건 간에 처음 겪는 일도 많고 실수도 많이 하게 된다. 각자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기 전까지는 그 과정을 잘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속에서 각자 우리는 어느 정도 대가 없이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도 느낀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직장을 다니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그런 수많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 앞으로 경제활동을 하는데에 꽤 큰 도움이 되고 전화위복이 되지만 어려움으로 인해 고통받고 중간에 포기하며 안 좋은 상황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내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기도 한다. 

 

경제 활동을 하는 방법은 많지만 아무리 좋은 직장은 얻었을지라도 자신의 의도대로 편하고 쉽게 가진 않는다. 일이 편하면 편한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어느 정도 대가는 분명히 있다. 어떤 길이든 간에 쉽게 돈을 벌게 해주지는 않는 듯하다. 

 

경제활동과는 별개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2020년 현재는 과거에 당연시하다 여기던 인생의 과정들이 쉽지 않음을 또 느낀다. 대표적인게 결혼, 출산, 육아이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전쟁통에도 "결혼" 과 "출산"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전통적인 가치관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에서와 같이 극한의 상황에서 이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일자리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면서 인생에서 당연한 절차였던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된 것이다. 

 

결혼을 하려면 안정적인 일자리와 집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청년들은 일자리 구하기도 버겁다. 일자리도 없는 상황에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박을 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선택이 어렵다. 

 

그래서 청년들은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혼인율이 그리 높지 않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신혼부부들을 보면 30대 중반은 젊은 편이고 30대 후반~40대 초반 나이의 부부들이 꽤 많다. 이처럼 현시대 상황은 결혼이 녹록지 않음을 알려준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당연히 "출산"은 미뤄지고 "출산율"도 낮아진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신혼부부의 40%가 아직 아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 비율이 꽤 높은 셈이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기 뿐만은 아닐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소수에 불과하고 빈부 격차는 더욱더 심해지며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에 많은 희생과 대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과거 전통시대의 가치관을 배우고 자란 부모 세대들은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 요즘은 밥을 굶고 사는 사람이 없는 매우 좋은 세상이라고 부모님들을 얘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받고 개인적인 가치관이 성장한 현재 청년들에게는 단순히 끼니만 때운다고 해서 결혼과 출산을 하진 않는다. 추구하는 가치관과 희망이 보일 때에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을 거 같다. 

 

결혼과 출산뿐일까?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서 아이를 키우는 것도 녹록치 않다. 가정을 꾸리려면 요즘은 부부가 맞벌이를 주로 하게 되는데 맞벌이를 하게 되면 아이를 키울 수가 없다. 따라서 보육시설이 필요한데 내가 사는 곳만 해도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려면 미리 예약을 해놓고 대기해야만 한다. 부부가 필요할 때 보육시설에 바로 맡길 수가 없는 것이다. 

 

보육 시설의 부족, 교육비의 부담, 사교육의 폐해, 치열한 입시제도, 치열한 취업시장.... 이런 일련의 과정이 또 다시 내 자식들에게 반복될지 모른다는 청년들의 생각이 머릿속을 짓누르고 있다. 이럴 바에야 아이를 안 낳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즉 결혼, 출산, 육아도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댓가가 따른다. 청년들은 집을 얻기도 쉽지 않고 직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어려운데 누가 결혼, 출산, 육아를 할까?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꼈던 사실 중에 하나는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살 때 "공짜"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공짜폰, 공짜 인터넷, 공짜 동영상 등등... 

 

공짜폰을 예로 들어보자면 고액 통신 요금제를 쓰면 폰의 가격은 거의 공짜라는 논리인데, 이미 통신 요금에 폰 가격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24개월이든 36개월이든 약정이라는 계약으로 장시간 써야 되는 상품이다. 말만 살짝 바꾼 상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댓가 없이 내게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길가다가 낯선 사람이 갑자기 아는 체를 하며 내게 차 한잔 사겠다고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무시무시한 대가가 따라온다는 것. 일명 "도를 아십니까?"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따라서 취업을 할때도 물건을 살 때도, 누군가로 만날 때도 뭔가 쉽게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이력서도 보지 않고 합격했다고 하면 그건 취업 사기를 노리는 것일 수도 있다. 물건을 살 때 시세보다 가격이 너무 싼데 너무 좋은 물건이라면 내게 속이고 물건을 팔 수도 있는 것이다. 

 

성인이 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해서 경제활동을 하다보면 학창 시절과 같이 누구에게는 쉽게 터놓고 얘기를 할 수가 없게 된다.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경제활동 중에 느꼈던 가장 큰 깨달음은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라는 것. 

 

대학 새내기때 낯선 이들로부터 강의실에 들어가 "영어교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혹에 넘어가 40여만 원짜리 영어교재 물을 덜컥 구입한 적이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취소하긴 했지만 그 경험은 꽤 뇌리에 스친다. 그리고 나선 난 더 이상 길거리나 낯선 장소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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